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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시선

[넷플릭스 영화 추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 - 무력감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안젤로입니다.

 

*감상평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스포가 싫으신 분들은 줄거리를 건너뛰어 주세요!

 

넷플릭스를 통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상영되고 있는데요,

사실 이에 리뷰를 남겨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당대 상을 휩쓸며 성공적이었지만,

저 같은 나부랭이가 리뷰하기엔 어려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좋은 영화라 놓칠 수 없었고,

이렇게 좋은 영화를 기억을 더듬어 리뷰하기엔 성의가 없는 것 같아 시간을 다시 내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가 우리의 군상을 바꾼 뒤 그리운 것은

단연 영화관에서 즐기던 이 영화와 같은 웰메이드 영화들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울 때면 종종 소모임을 통해 그런 분위기를 즐겨보고자 참석하기도 합니다만, 그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만화경과 같이 눈에 꽉차는 화면 쿵쾅거려대는 사운드, 옆에선 부스럭 팝콘을 먹기도 하고요.

참으로 그립습니다. ㅎㅎ 어쨌든 리뷰 시작하겠습니다.

 

 


줄거리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오, 안톤 쉬거

 

 

영화는 보안관을 했던 토미 리 존스(이하 에드)의 독백 속에

하비에르 바르뎀(이하 안톤)이 자신을 붙잡았던 보안관을

광기 어린 얼굴로 죽이며 포문을 엽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르웰린 모스

 

 

이후 조슈 브롤린(이하 르웰린) 사냥을 하던 중 여러 명이 총상으로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

살해 현장을 찾아가는데요, 이 일방적인 대량학살현장에 단 한 명이 살아있습니다.

그는 영어를 못하는 멕시코인으로 트럭에는 마약이 한가득 실어져 있지만, 누군가 트럭에 손을 댄 흔적은 없습니다.

르웰린은 근처에서 단서를 찾던 중 나무 아래에 몸을 기대고 있는 시체를 발견합니다.

시체와 함께 엄청난 현찰이 가방에 담겨있지만, 마찬가지로 훼손되거나 탈취되지 않았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르웰린 모스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 르웰린은 잠시 휴식을 취하다 아내의 걱정을 뒤로하고

물 한 통과 함께 다시 살해 현장으로 나섭니다.

살아있던 사람은 총을 맞은 부위가 늘었고, 죽어있습니다.

탐색하던 중 르웰린은 현장에서 마약밀매 조직에 의해 총을 맞고 추격당하지만 가까스로 총상을 입고 도망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안톤 쉬거

 

 

한편 안톤은 르웰린을 찾던 중 주유소에서 주인과 동전 던지기 내기를 합니다.(...?)

 

무엇을 거는 것인지 묻는 주인에게

'그냥 걸어. 댁 목숨을 걸었지. 모르고 있을 뿐. 몇 년도 동전인지 아시오? 1958년 여기 오는 데 22년 걸렸지.'

 

주인은 동전 던지기를 맞추고 안톤은 다시 주인에게

'섞이면 안 되지. 행운의 동전인데. 주머니만 빼고 아무 데나.'라고 답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르웰린 모스

 

 

르웰린은 외딴 지역의 모텔에 들어가 방 천장 배기구에 현찰 가방을 숨겨둡니다.

다음날, 르웰린은 총과 텐트를 사고 원래 잡았던 방의 바로 뒤편으로 방을 옮깁니다.

뒤편의 방에서 옷걸이와 텐트를 이용해 배기구에 넣어뒀던 돈가방을 꺼내기 위한 갈고리를 만들어 가방을 꺼냅니다.

 

르웰린을 찾는 조직에 의해 우디 헤럴슨(이하 칼슨)이 고용됩니다.

살해 현장에서 마약을 사던 미국 조직인데요, 칼슨에게 안톤에 대해 잘 아냐 묻자

칼슨은 '사이코지만 저를 쓰실 정도는 됩니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르웰린 모스

 

 

르웰린은 위치를 옮겨 다른 호텔에서 묵던 도중 현찰 속의 위치추적기를 찾습니다.

나를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카운터에 전화를 해보지만 받지 않습니다.

결국 침대 앞에서 총을 들고 기다리는데요. 방 문 밑으로 발자국이 보였다가 복도 불이 꺼지고 안톤이 들이닥칩니다.

결국 총격전 끝에 르웰린은 안톤에게 총을 한 발 맞고 멕시코로 도망갑니다.

 

그렇게 킬러 2명과 보안관 1명 그리고 르웰린은 현찰 20만 달러를 위해 멕시코에서 격전을 이룹니다.

과연 그 많은 현찰이 들어있는 돈가방은 누구의 손에 돌아갈까요?

 

 


감상평


 

아래에서부터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해석입니다.

 

영화 중 안톤 쉬거인 하비에르 바르뎀은 도통 설득이 되지 않습니다.

이해하려고 해도 '도대체 왜 저러나.' 싶은 생각에 절대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저 나는 사이코패스야. 말 한마디로 퉁치려고 합니다.

 

하지만, 하비에르 바르뎀을 우연이나 운명이나 카오스로 치환하게 된다면 우리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운명이라면 어쩔 수 없지.'와 같이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안톤 쉬거

 

 

영화는 진행하는 줄곧 우연스러운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사냥을 하던 르웰린 모스가 어마어마한 돈가방을 찾기도 하고, 

안톤 쉬거는 살해하는 것에 있어서 자기만의 방식을 가지고 있고, 그 방식 또한 '우연'입니다.

그리고 우연에는 선과 악은 없습니다. 그저 우연이니까요.

 

 

 

 

서양권보다 비교적 도가사상에 익숙한 우리는 음과 양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양은 질서 음은 혼돈을 뜻하지만 도가에서는 그 자체로 선악을 구별하지 않고 순환을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조던 피터슨은 '12가지 인생의 법칙'이라는 책에서 이러한 도가의 성질에 대해 잘 설명합니다.

우리가 다시금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혼란이 필요하다는 요지인데요, 관심있으시면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조던 피터슨, 12가지인생의법칙

 

 

무사한 것은 에드, 토미 리 존스 밖에 없습니다.

에드는 영화 내내 어떤 사건에도 개입하지 못하고 지켜만 봅니다.

사건은 흘러서 끝에 다다를 때에도 에드는 허무맹랑한 꿈 얘기만 해댑니다.

그것이 이번 사건의 어떤 소회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 모습이 제목과 꼭 닮아있습니다.

에드의 무력감, 신경쓰고 생각해주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능함이 결국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였습니다.

그것이 노인의 모습으로 은유하고 있지만, 사실 우연 앞에서 나이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에드

 

 

영화가 정말 재밌는 것은 단연 디테일에 있습니다.

 

하비에르 바르뎀이 선보이는 사이코패스의 모습들,

약국에서 처방 없이 약을 얻기 위해 차를 터트린다거나,

사람의 심기를 보고만 있어도 불편하게 건드리는 그 감정선들.

 

주인공 3인이 한 장면에 한 번도 잡히지 않거나,

쉬거와 대면한 사람이면 생사여탈을 고려하지 않고 다시 등장하지 않는다거나. 와 같은 것들입니다.

 

외에도 많은 메타포들, 맥거핀들과 같은 영화의 장치가 오브제 하나하나에 녹아있는 시대의 명작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 코엔 형제

 

리뷰를 위해서 다시 한번 시간을 내어 보았는데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2008년 아카데미 수상작인 만큼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정말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역시 언제 보아도 참 좋은 영화입니다. 시간을 내어 보셔도 좋을 영화입니다.